어제 홍콩 의회 모습입니다.
친중파와 반중파 의원간에 난투극이 벌어진 건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주화 시위가 잦아든 틈을 타 중국이 홍콩 통제를 강화하려 하면서 현지에선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스크를 쓴 야당 의원들이, 의장석에 앉은 여당 의원을 향해 고성을 지릅니다.
[현장음]
"찬 킨포(선거 의장), 부정선거! 찬 킨포, 부정선거!"
의자 위에 올라가 규정집을 찢고, 바닥에 드러눕는가 하면,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나가는 의원도 있습니다.
반중파 야당 의원들이 격렬하게 저항한 건, 친중파인 여당 의원들이 통과시키려는 중국 국가법 때문입니다.
[현장음]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여! 우리의 혈육으로 새로운 만리장성을 세우자!"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사람을 최고 3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이 법안은, 중국 중앙정부가
이달 내 처리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리 람 / 홍콩 행정장관(지난 12일)]
"(야당의 필리버스터 때문에) '국가법' 등의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반중 정서가 강한 홍콩 시민들은 그간 국제 축구 경기 등이 시작되기 전,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되면 야유를 보내거나 등을 돌리곤 했습니다.
[현장음]
"우~~~"
[빌리 / 홍콩 시민]
"중국 국가가 너무 싫습니다. 홍콩의 국가를 부르고 싶어요."
코로나 19 이후 홍콩 시위가 잦아들자, 중국 정부는 반중 진영에 대한 압박을 다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달 4일 톈안먼 시위 기념일을 기점으로 대규모 반중 시위가 예고되는 등 민주 진영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홍콩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sooah72@donga.com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