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들이닥친 도둑과 같다",
일본 아베 총리가 요즘 국민들에게 이런 험악한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33%까지 폭락한데는 미숙한 코로나 19 대처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는데
도쿄 김범석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악법 말고 코로나19 지원금이나 내라는 푯말부터 아베 총리가 밧줄에 묶인 사진까지.
코로나19로 어수선한 틈을 타 법개정을 강행하는 정부에 시민들의 침묵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에다노 유키오 / 입헌민주당 대표]
"코로나19 위기 극복보다 자기에게 유리한 법률 제안을 우선해, 마치 '불난 집의 도둑'과도 같습니다."
결국 아베 총리는 이번 국회 심의를 보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정권은 당초, 정권 입맛에 맞는 검찰총장을 3년 더 시키기 위해, 관련 검찰청법 조항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SNS에서는 유명인을 포함해 이례적으로 900만 명이 항의를 했고 풍자도 잇따랐습니다.
[고토 유이치 / 국민민주당 의원]
"(아베 총리 비리를 덮어줄)구로카와 검사장 같은 수호신이 필요한 거 아닌가요?"
전직 총장까지 나서서 반대하고, 친정부 인사로 지목된 검사장에게는 칼날이 담긴 협박문까지 배달되자,
아베 총리는 뒤늦게 해명에 나섰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검찰 인사 개입을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구로카와 검사장을 만난 적도, 사담을 나눈 적도 전혀 없어요."
그러나 오늘 발표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인 33%로 나타나 코로나19 대응 미흡과 검찰청법 개헌으로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