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에서 출산의 기적…방호복 입고 도운 대원들

2020-05-14 20



구급차가 지나가면 차량이 비켜서는 모세의 기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구급차 안에서 출산의 기적도 종종 일어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방역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아기를 받았습니다.

이지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역복 차림의 구급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진 여성의 품에는 신생아가 안겨 있습니다.

대원들은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도 수시로 산모와 아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송할 병원에 공유합니다.

산모는 예정일보다 열흘 앞선 지난 1일 새벽 양수가 터져 119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산모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직접 아이를 받았습니다.

[정미란 / 청주 서부소방서 구급대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어머님이 아이가 나올 것 같다 해서 보니 아이 머리가 나오고 있었어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서 바로 출산한 거죠."

사흘 뒤엔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응급분만하면서 가고 있거든요 선생님."

[현장음]
"아기 나와요. 엄마, 조금만 더 힘 줘." "아기 나왔습니다."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산모의 진통이 심해지면서 차량를 세운 뒤 구급대원들이 분만을 유도한 겁니다.

산모는 아직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잊지 못합니다.

[이예주 / 구급차에서 출산한 산모]
"무서웠어요. 아이가 잘못되진 않을까 싶어서. 침착하게 대응해주시고, 저를 안심시켜주셨어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리는 구급대원들이 새 생명 탄생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편집: 김문영
영상제공: 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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