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파문 이후 잠적을 감춘 오거돈 전 부산시장, 급했는지 관사에서 키우던 반려견도 버리고 갔습니다.
방송에서 평생 책임지겠다고 입양한 유기견인데 부산시가 떠맡게 됐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관사 한 편에 설치된 울타리 안에 개 두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친구를 만나자 반가운 듯 연신 꼬리를 흔듭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 핫과 루비입니다.
2018년 오 전 시장 부부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기견 남매인 이들을 입양했습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개들을 평생 책임지겠다며 시청자들에게 유기견 입양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배영진]
오 전 시장이 사퇴한 뒤 관사를 떠났지만 반려견들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졸지에 주인을 잃은 개들,
그동안 관사 관리인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왔는데, 결국 부산시가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시장님이 갑자기 연락이 저희 쪽하고 두절되다 보니까 저희가 관리를 하면서 키울 계획인데, 핫과 루비한테 최고 좋은 방향으로요."
유기견을 입양했다 대책 없이 다시 버린 오 전 시장 부부에 대해 시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선정 / 부산 남구]
"강아지들을 다른 데 입양을 해주시든지 그렇게 하고 갔으면 어땠을까. 이 아이들도 아마 기다리고 있을 거거든요. 분명히."
한편 오 전 시장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지난 4일 경남 거제의 한 펜션에 은신해 있다 목격된 이후 다시 종적을 감췄습니다.
경찰 수사 역시 오 전 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나, 피해자 측 고소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ican@donga.com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