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파트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아파트 주민에게 폭행을 당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주차문제 때문에 화난다고 코뼈가 부러지게 때렸다고 합니다.
김재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꺼진 경비 초소에 흰 국화꽃이 놓였고, 유리창에는 입주민들이 적은 손편지가 빼곡합니다.
"친절히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늘 성실했던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입니다.
"그 정도로 인사하는 사람 없고, 청소는 아파트 내에만 청소하는 게 아니고 저 밖에 밖에 길까지 다 (했어요)."
59살 경비원 최모 씨가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어제 새벽.
바로 전날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입주민에게 "너무 억울하다"며 남긴 손편지가 결국 유서가 됐습니다.
[B씨 / 입주민]
"본인은 너무 무섭고 두렵고 내가 헤쳐 나갈 방법이 없다라고…."
유가족과 입주민들은 최 씨가 주차 문제로 50대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중 주차 된 차량을 손으로 밀며 주차 공간을 정리하는 최 씨에게 차주가 강하게 항의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허락 없이 차량을 왜 옮기냐'며 최 씨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몸을 밀치는 모습이 아파트 단지 CCTV에 찍히기도 했습니다.
CCTV 사각지대인 경비 초소 안 화장실에서 또다시 폭행을 당하던 중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도 입었다는게 유가족들의 주장입니다.
실랑이가 반복되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경비원 유가족]
"언어폭력하지, 때리지. '나 남한테 맞고는 도저히 못 삽니다' (라고 말했어요)."
결국 최 씨가 50대 입주민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지만, 거꾸로 모욕 혐의로 맞고소를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해당 입주민은 주변에 실랑이 과정에서 자신도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취재에 응하진 않았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해당 입주민을 소환해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