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 12시간 만에 진화된 강원도 고성 산불,
축구장 120개 면적을 태웠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민가 피해도 적었는데, 일년 전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발 벗고 달려온 덕분입니다.
이웃을 지킨 영웅들을 강경모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이쪽으로 와서 더 뿌려. 여기. 여기에다 뿌려. 나무 쪽으로 날아가게…"
남성들이 고압 분무기로 연신 물을 뿌립니다.
강원도 속초에서 폐차장을 운영하는 김재진 씨와 직원들이 탄약고를 사수하는 모습입니다.
고성 산불 소식에 화재진압 장비까지 챙겨 현장으로 왔습니다.
[김재진 / 강원 속초시]
"불났던 사람들이 그 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도원리 쪽에도 친구들이 살고 있고, 그 친구들도 저처럼 피해당하면 안 되니까…"
김 씨는 지난해 4월 강원도 산불로 사업장을 잃었습니다.
김 씨가 운영하던 폐차장은 아직 복구되지 않았지만, 더이상 자신같은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김재진 / 강원 속초시]
"절대로 이제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보면 안됩니다. 다들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1년 전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고성 주민들도 농약 살포에 쓰는 장비를 들고 현장을 지켰습니다.
반경 150m까지 뿌려지는 광역방제기 덕에 불길이 민가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불났으면 누구나 여건이 되면 다 하는 거죠. 남 일이고 내 일을 떠나서 공동의 일이잖아요."
[강경모 기자]
"이번 산불로 이 창고는 뼈대만 남고 다 탔는데요, 당시 산불이 얼마나 셌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하나 된 마음이 더 큰 피해를 막았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