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고가 오늘 또 발생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해 60대 부부가 사망했습니다.
지난해 독도 헬기도 그렇고, 목숨을 구하려고 출동한 소방헬기가 추락하면서 오히려 목숨을 빼앗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김태영 기자가 지리산 사고 현장에 나가있습니다.
Q. 추락 사고 어떻게 난 건지 전해주시죠.
[리포트]
네. 지금 제 뒤로는 지리산 천왕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보이는데요.
오늘 낮 12시 6분, 이 등산로가 이어지는 지리산로타리 산장과 천왕봉 사이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했습니다.
등산하던 64살 남성이 심정지 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이 환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겁니다.
산비탈 중턱에 있던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서서히 헬기가 고도를 낮춥니다.
헬기에서 구조대원이 내려오고 환자를 들것에 싣습니다.
헬기로 들것을 끌어올리는 순간 헬기의 고도가 갑자기 낮아집니다.
헬기 기체가 무엇가에 걸린 듯 등산로 바닥에 부딪힙니다.
[현장음]
"어어 나무에 걸렸다"
소방헬기는 최대한 평형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서서히 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심정지된 응급환자 64살 남성과 남성의 아내 61살 여성이 숨졌습니다.
아내는 헬기 밑에서 구조되던 남편을 지켜보다 추락한 헬기의 날개에 부딪혔습니다.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45살 여성 등산객도 허리를 다쳤습니다.
헬기 안에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구조대원 등 모두 5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들 5명은 크게 다치지 않아 걸어서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사고 헬기의 기종은 시콜스키 S-76으로 지난 1992년 제작됐습니다.
경남도소방본부 소속이지만 민간업체에서 2022년 2월까지 대여한 헬기여서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모두 이 업체 소속입니다.
소방은 이곳 지리산 경남자연학습원에 현장지휘소를 마련하고,
현장을 통제한 채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리산에서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