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나 손님을 잃은 자영업자나 요즘 몰리는 곳은 배달업입니다.
배달업체로 가장 많이 몰리는 연령대는 30대였습니다.
계속해서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헬멧을 쓰고 배달 가방을 멘 32살 정민영 씨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거리를 내달립니다.
식당에서 포장해 준 음식을 15분 안에 배달해야 해 마음이 바쁩니다.
[현장음]
"여보세요. 배달왔는데요. (네) B동으로 가면 되나요?"
영락 없는 배달원 같지만 정 씨의 본업은 영유아 방문교육 업체의 지점 대표.
코로나19 여파에 방문수업 기피가 확산하면서 수입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정민영/방문 교육업체 운영자]
"한 80명에서 100명 왔다 갔다 했던 회원들이 한순간에 0명이 돼 버린 거죠."
식사 시간에 일을 하느라 끼니를 거르기가 다반사지만 일주일 꼬박 배달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습니다.
[정민영/방문 교육업체 운영자]
"주말 같은 때 쉬지 않고 많으면 5, 6시간 평일에 한 3, 4시간 정도 일을 하고 (받는 주급이) 15만 원 정도."
이벤트 사회자 39살 추연수 씨도 지난달부터 부업으로 음식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된 겁니다.
[추연수/이벤트 사회자]
"1년짜리 행사를 이미 2월달에 따서 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 사건(코로나19)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두 딸의 아빠이자 부모님까지 모시는 추 씨가 부업인 배달일을 쉬면, 생활비를 충당할 길이 없습니다.
[추연수/이벤트 대행업체]
"딸이 둘이 있고 와이프 있고 또 부모님도 같이 모시고 살고 있어요.그래서 매달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있는데."
최근 배달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사흘째 쉬는 바람에 더 막막합니다.
추 씨가 일하는 음식 배달업체의 경우, 파트타임 배달원 지원자가 한달 새 1300명이나 늘었습니다.
길어진 불황의 그림자에 젊은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