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열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혀온 아베 일본 총리가 처음으로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국내외 여론이 이미 연기 쪽으로 기운 데다 개최지 도쿄에서 감염이 급증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와 결국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총리가 '올림픽 연기'를 처음으로 입에 올린 건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ㅂ니다.
대회 개최와 관련한 질문에 완전한 형태로 열기 어렵다면 연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겁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IOC의 판단은 제가 이전에 밝힌 것처럼 완전한 형태로 실시한다는 방침에 부합하는 것으로 만약 그게 어렵다면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총리가 말한 '완전한 형태'란 선수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속에 관중들이 참여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 예선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개최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 사실상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각국 올림픽위원회를 포함해 선수들, 그리고 일본 국내 여론까지 연기를 요구하면서 개최 입장을 고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뿐 아니라 개최지 도쿄에 앞으로 2주 안에 감염자 수가 5백 명 규모로 급증할 수 있다는 후생노동성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감염자가 급증할 경우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이른바 '록다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19 전용 병상을 4천 개로 늘리는 등 긴급 대책도 내놨습니다.
[코이케 유리코 / 도쿄도지사 : 감염자의 폭발적 증가, 이른바 오버슈트가 발생해 의료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비해 최대한의 의료제공체제를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일본 대지진을 이겨낸 부흥의 상징으로 도쿄 올림픽을 치르고자 했던 일본 정부.
기대와는 달리 바이러스의 위세 앞에 올림픽은 사실상 연기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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