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구두 닦아 번 7억, 코로나 피해 이웃에 쾌척

2020-03-12 224



코로나19 때문에 나 살기도 팍팍해진 세상인데, 다른 사람 위해 기부하시는 훌륭한 분들 중에 이런 분도 있습니다.

평생 구두를 닦으며 모은 전 재산을 코로나 19로 어려운 곳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권솔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6.6㎡ 남짓한 구두수선점에서

손 끝이 까매지도록 온종일 구두를 닦아온 김병록 씨

[김병록 / 구두수선공]
"11살 때 시작했어요. 지금 나이가 61니까…."

큰딸을 출가시키고 네 식구가 66㎡짜리 작은 아파트에 살지만, 50년간 모아온 전 재산으로 6년 전 경기 파주시에 시가 7억원 상당의 임야 3만 3천㎡를 샀습니다.

[김병록 / 구두수선공]
"나도 노후 대책도 하고. 농사도 짓고."

27살 막내 아들처럼 다운증후군 장애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겠다는 꿈도 가졌습니다.

[김병록 / 구두수선공]
장애를 갖고 있는 부모들은 제일로 걱정하는 것이 그거예요.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하나)

그런데 그렇게 귀한 땅을 파주시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김병록 / 구두수선공]
"일용직 근로자들이나 하루하루 먹고 사시는 분들. 어렵게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라든가. 그분들한테 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내놓은 겁니다.

[김병록 / 구두수선공]
"(아내가) 난리났죠. 어떻게 번 돈이고 모은 돈인데 '내 팔 하나 팔 하나 떼준 마음이다'."

며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될 수 있어 더 뿌듯합니다.

[김병록 / 구두수선공]
"딸이 (취업 면접에서) 자랑스럽게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빠가 구두 닦는 것 창피할지 몰라도, 자긴 아빠가 없는 가운데서도 열심히 사신 분이다' 그래서 박수 받았다고."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kwonsol@donga,com

영상취재 : 이철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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