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백에 포장된 100장짜리 마스크, 알고 보니 ‘불법’

2020-03-08 74



제가 지금 들고 있는건 일명 벌크마스크 스무장 백장씩 묶어 파는 마스크입니다.

요즘에야 마스크기가 동났습니다만 싸게 여러 장 필요하거나 단체주문할 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구한건 이렇게 KF94라고 필터 수치까지 버젓이 적혀 있습니다.

알고보니 식약처 허가도 받지 않았고 위생도 검증할 수 없는 불법 제품들이었습니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KF94 마스크'를 검색해봤습니다.

'벌크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글이 보입니다.

벌크 마스크는 20개에서 100개씩 비닐에 담아 유통하는 마스크를 말합니다.

제대로 포장하지 않아 제품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유명 제조사의 KF94 마스크를 30장씩 묶어 판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SNS에서도 KF94 벌크 마스크 상자를 찍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판매업자에게 연락해 KF94 마스크가 맞는지를 묻자,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동일한 것으로, 포장만 대용량으로 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엄연한 불법 행위라고 말합니다.

보건용 마스크는 약사법에 따라 밀봉 포장이 돼 있어야 하고,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등이 표시돼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식약처 관계자]
"표식이나 이거 다 위반했다는 거죠. 허가받은 데서 만들었는지 그런 게 확인될 수 없다는 거죠."

벌크 마스크 판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양지석 / 서울 동작구]
"마스크가 깨끗한 걸 전제로 사는 건데, 위생도 확신이 안 드는 상태에서 구매하게 되는 거라서…"

[김정민 / 서울 종로구]
"어떻게 보면 속이는 거죠. 소비자로서 되게 화가 나는 행동이고요."

식약처는 정부가 지정한 공적 판매처에서만 포장 없는 마스크의 낱장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strip@donga.com

영상취재 : 박찬기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