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임대료’ 물결…건물주 움직임에 상인들 ‘활짝’

2020-02-26 6



바이러스만 퍼지는 게 아닙니다.

장사가 안 되는 상인들의 고통에 동참하겠다며, 건물주나 상가 주인이 임대료를 낮춰주는 착한 임대료 물결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홍유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도라지와 더덕을 팔아온 정수희씨.

메르스와 사스도 버텼는데, 코로나 19 확산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정수희 / 경동시장 상인]
"보시다시피 상인들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출이 한 절반 정도 줄었다고 보면 됩니다."

월 200만 원인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버거워졌습니다.

[홍유라 기자]
"평소엔 손님들도 붐볐을 경동시장이 보시다시피 썰렁한데요. 경동시장 주식회사는 3개월 동안 임대료 20%를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960년 시장이 문을 연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기오 / 경동시장 주식회사 상무]
"감액되는 것이 (월) 9000만 원. 그렇게 치면 (석달 동안) 2억 7000만 원. 쉬운 결정이 아니지만 '한번 해보자'.

다른 시장에서도 다음달부터, 석달 동안 임대료 20%를 낮춘 곳이 등장했습니다.

600여명의 상인이 장사하고 있는 액세서리 도매상가입니다.

[조명배 / 상가 소유 회사 대표이사]
"건물주로서 해드릴 방법은 임대료 절감 밖에 없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문을 닫는 힘든 상황 속, 상인들에겐 그나마 반가운 소식입니다.

[김성훈 / 남대문시장 상인]
"고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요. 건물주께서 저희한테 고통 분담을 해주려고 하는구나…"

전주와 대구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홍유라입니다.

yura@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