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가슴 졸이는 이 때.
꼭 이런 짓을 해야 할까요.
“신천지 신자다” “대구에 갔다 왔다” “중국인 만났다” 한 남성이 이런 주장을 하며 광주를 발칵 뒤집어 놨습니다.
이 남성이 병원에 이송되고 도주극까지 벌이는 바람에 구급대원, 경찰, 수많은 사람들이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심지어 이 남성. 검진해 봤더니 음성이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역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남성을 들것으로 옮깁니다.
남성은 가방을 품에 안은 채 축 늘어져 있습니다.
어제 오후 4시쯤 광주의 한 대형 서점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남성은 119 구조대에 자신이 신천지 신도로 대구교회 예배를 다녀오고 중국인과 접촉했다며, 발열과 인후통 증세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방 관계자]
"본인이 그렇게 주저리주저리 다 이야기하고, 의심되기 때문에 직원들도 감염방지 보호복 다 착용하고, 환자한테 마스크 씌우고…."
구급차를 타고 대학병원 선별진료소에 도착한 남성.
저녁 7시 반쯤 주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밖으로 달아났습니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적했던 남성은 한 시간 만에 돌아왔습니다.
음압병상으로 옮겨져 긴급 검사가 이뤄졌지만, 정작 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이 동안 남성과 접촉한 구급대원들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대형서점 역시 문을 닫고 내부 전체를 방역하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남성이 쓰러진 모습과 이송되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광주시민]
"불안하죠. 그 일이 아니어도 잠잠하다가 또 터져버릴까. 불안감 조성하는, 약간 조장하는 것은 안하는 게 좋죠"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최근 집에서 가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의심 환자 행세를 한 남성을 처벌할 수 있는 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경찰 관계자]
"본인은 정신 질환으로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고 하고 있어요. 처음 쓰러졌을 당시 의도성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보고 있고…)"
남성이 신천지 신자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신천지 측은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jinu0322@donga.com
영상취재 : 정금수(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