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오히려 화를 부르는 경우가 있죠. 오늘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그랬습니다.
기내 화장실 문에 한국어로만 이런 글을 써 붙여,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죠.
결국 경영진이 공식사과를 했는데, 반쪽 사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다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네덜란드 항공사 KLM의 경영진이 90도로 고개를 숙입니다.
[기욤 글래스 / KLM 한국지역 사장]
"불편을 겪으셨던 승객들과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셨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드립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을 떠나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였습니다.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안내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당시 비행기에는 외국인들도 타고 있었는데, 한국인만 쓰지 말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기내 부사무장(지난 10일)]
"아시아에 바이러스 이슈가 있기 때문에 우선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이 승무원의 설명도 KLM의 매뉴얼과 맞지 않다고 경영진이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기욤 글래스 / KLM 한국지역 사장]
"(승무원이) 실수였고 영어 기재를 잊어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어리석은 실수였습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인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기욤 글래스 / KLM 한국지역 사장]
"어떻게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승객은 어제 KLM 경영진이 찾아와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김모 씨 / 제보자]
"(어제는) 인종차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던 게 오늘 사과와는 다르고, 그 부분이 포함되지 않아 굉장히 아쉽습니다."
KLM은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반쪽짜리 사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영상취재: 윤재영
영상편집: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