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첫 경고’ 리원량 사망…추모글 잇따라

2020-02-07 6



오늘 중국인들 마음은 더 어두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맨 처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고했다 고초까지 겪었던 우한의 영웅, 의사 리원량이 결국 이 병 때문에 숨졌습니다.

김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실 천장 아래로 링거가 매달려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이 환자를 돌보다 본인이 입원했던 겁니다.

[리원량 / 중국 우한 중앙병원 안과의사]
"정말 숨쉬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34살 리원량은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오늘 새벽 숨을 거뒀습니다.

[리원량 친구]
"병원의 아는 사람 통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리원량의) 아내가 둘째를 임신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앞서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SNS를 통해 동료 의사들에게 7명의 사스 환자가 속출한다는 병원 문건을 공개하며 조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유언비어라며 반성문을 쓰게 했습니다.

하지만 리원량의 경고대로 전염병 사태가 확산됐고, 중국 당국은 리원량을 '우한의 제갈량'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우한시도 초기 대응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마궈창 / 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지난달 31일)]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SNS에선 '리원량은 영웅이었다'는 글들과 함께 추모하는 그림 등이 게시되고 있습니다.

[우지앙 / 베이징 시민]
"그의 죽음을 들었을 때 너무 마음이 무거웠어요. 자신의 삶을 희생했기 때문이죠."

[카이 린 / 베이징 시민]
"정직하고 신념에 찬 사람이었습니다. 중국 사회가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한시 등이 리원량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가운데 중국 국가감찰위원회는 리원량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세계보건기구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그가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애도했습니다.

리원량은 생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억울한 누명을 벗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ymom@donga.com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