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유행 감염병 1,480여건…"반짝 대응이 문제"
[앵커]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폐렴이 계속 확산하고 있는데요.
에볼라에 우한폐렴까지, 최근 9년간 유행한 감염병이 1,480건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위협이 있을 땐 반짝 노력하다가 잦아들면 금세 잊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감염병 대응에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2002년 중국 남부지역에서 발병해 37개국, 8,000여 명을 감염시키고 무려 774명의 사망자를 냈던 사스.
첨단의료기술 시대에 800명에 육박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건 중국 정부의 조직적 은폐와 초기대응 미흡 때문이었습니다.
사스가 '괴질'로 처음 보도된 건 발병한 지 45일이 흐른 뒤였고, 중국정부가 사스임을 공식 인정한 건 5개월이 지나서였습니다.
이 같은 공포를 겪고도 중국은 최근 발병한 우한폐렴에 대해서도 한동안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나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사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와 세계은행이 공동구성한 전 세계 준비태세 감시위원회는 감염병이 여러 대륙에서 동시에 확산하는, 이른바 '감염병 대유행'의 가장 큰 문제로 이 같은 '안이한 대처'를 꼽았습니다.
국제사회가 감염병 대유행과 관련해 '패닉'과 '무시'가 교대로 나타나는 사이클을 오랫동안 반복해 심각한 위협이 있을 땐 노력을 쏟다가 유행이 잦아들면 금세 잊는다는 겁니다.
위원회는 만일 1918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사태가 재발한다면 최대 8,000만명이 숨질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9년간 발병한 감염병 대유행 건수만도 1,48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인구밀도와 여행객의 증가, 기후변화, 무력분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감염병 대유행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
WHO는 국제 정상회의를 개최해 감염병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여러 해에 걸쳐 이행가능한 대책을 수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황정현입니다.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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