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긴급 기자회견. A하사는 본인이 조금 이따가 본인의 심경을 담은 것을 낭독할 때 본인의 이름을 밝힐 것입니다.
오늘 오전 육군본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결정을 무시하고 트렌스젠더 A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강행하였다. 육본은 A 하사를 군 인사법 37조 1항 1호에 의거 심신장애로 인해 현역 복무가 부적합한 자로 판단하여 전역 처분을 결정했다.
당초 알려진 바와 같이 남성의 음경과 고환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역 조치의 유일한 사유였다. 육본은 A하사에게 내일 즉시 군을 떠날 것을 지시하였다.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A하사는 원래 내일로 퇴원이 예정되어 있었다. 군은 A하사가 바로 병원에서 집으로 가게끔 한 것인데. 소속 부대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하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전역 처분이 나면 통상 처분일로부터 최대 3개월까지 여유를 두고 전역일자를 정하는 것이 상례다. 처분과 동시에 짐을 싸서 나가라는 것은 단 1초도 우리 군 안에 트렌스젠더의 존재를 허락할 수 없다는 군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참으로 잔인하다. A하사는 2017년 40:1의 경쟁률을 뚫고 부사관으로 임관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이다. 고등학교도 부사관특성화학교를 나왔다.
해마다 부사관학교에서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인원은 평균 80%에 불과하다. 어려서부터 군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이 그만큼 굳건했던 것이다.
A하사는 임관 이후에도 부대에서 전차조종수로서의 기량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만큼 맡은 바 열심이었다. 그랬더 A하사는 남성의 성기가 없다는 황당한 이유로 군에서 쫓겨났다.
MTF 트렌스젠더에게 남성의 성기가 없다는 점을 신체장애로 판단해놓고 규정을 운운하는 군의 천박한 인식에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 군이 보여준 모습은 비겁함 그 자체였다.
국방부가 택한 길은 트렌스잰더의 복무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대책마련이 아니었다. 무책임하게도 마치 여군과 트렌스젠더 군인 사이에 대단한 문제라도 생긴 것마냥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언론에 흘렸다.
여성과 트렌스젠더 모두 초남성적인 대한민국 군대 문화 내에서 차별의 피해자로 살아온 것은 매 한 가지인데 느닷없이 사태를 소수자들의 대립구도로 몰아가 A하사를 쫓아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군은 언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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