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면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70년 간 경영에 힘을 쏟았죠. 하지만 두 아들이 경영권을 두고 다투면서 말년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신 명예회장의 현장경영은 여전히 유통업계의 귀감으로 꼽힙니다.
껌으로 시작해 123층 월드타워을 올리기까지 그 여정을 김기용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껌 사업을 토대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대기업을 일궈낸 창업 1세대 경영인입니다.
1922년 경남 울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살에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일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1948년 껌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후 제과 회사 롯데를 설립했습니다.
1965년 한일 수교로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지자 1967년 국내에 롯데제과를 세웠습니다.
롯데호텔, 롯데쇼핑을 잇따라 창업하며 국내 사업을 키운 신 명예회장은 이후 건설사와 화학공장도 인수해 롯데를 식품 유통 관광 건설을 아우르는 국내 재계 5위의 종합 그룹으로 만들었습니다.
신 명예회장은 홀수달은 한국에서 짝수달은 일본에 머물면서 셔틀 경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장남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간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결국 일선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신 명예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뗀 후에도 본인의 숙원 사업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사업만큼은 큰 애착을 보였습니다.
2010년 11월 착공 이후 현장을 수시로 찾았고,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는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방문하는 집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 명예회장의 말년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16년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3년 동안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10월 징역 3년에 벌금 30억 원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고령인 점 등이 감안돼 실제 수감되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창업자 중 가장 마지막까지 생존했던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대한민국을 일군 1세대 기업가들은 모두 역사로 남게 됐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김기용입니다.
kky@donga.com
영상편집 :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