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 푸틴, 개헌 제안…다시 실세 총리? 막후 실세?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의 힘은 빼고 의회와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을 제안했습니다.
다시 실세총리가 되거나 권력기반을 유지해 막후 실세로 남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국정연설에서 부분적 개헌을 제안했습니다.
의회가 총리를 선출하도록 하는 등 의회의 권한은 대폭 강화하고, 대통령은 한 사람이 세 번 이상 할 수 없도록 제한하자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사실상 권력의 중심을 대통령에서 총리로 옮기겠다는 겁니다.
"국가 두마(하원)가 총리를 선출하고, 총리가 부총리와 장관들을 임명할 것을 제안합니다."
지난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됐던 푸틴은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한 번 더 연임한 뒤 세번까지는 연임할 수 없다는 조항에 부딪혀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대통령직에 복귀했습니다.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2018년 3월 또다시 당선돼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의회와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건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목표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푸틴의 목표는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그가 20년 동안 다져온 권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3선 연임을 시도했다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과거 경험을 반면 교사 삼아, 연임 대신 총리직을 택한 게 아니냔 겁니다.
아울러 푸틴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위원회 권한도 강화하겠다고 밝혀 중국의 덩샤오핑이나 싱가포르 리콴유처럼 총리가 아닌 막후 실세로 남는 상황도 대비했다는 분석입니다.
푸틴 연설 직후 메드베데프 총리 내각은 총사퇴했고, 푸틴은 곧바로 미하일 미슈스틴 국세청장을 후임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연합뉴스 황정현입니다. (sweet@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