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은 천막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설치가 모두 불법인데, 종로구청이 탈북민 단체의 천막만 철거했다는데요.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우현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용역 직원들이 농성용 텐트를 지탱하는 구조물을 잡아 당깁니다.
텐트 안에 깔려 있던 돗자리와 나무판자도 들어냅니다.
[현장음]
"야! 너네 공무원들이야? 야! 너네 인사권자야?"
서울 종로구청 측이 정부 서울청사 앞에 탈북민들이 쳐 놓은 텐트 한 동을 철거한 건 어제 오후.
탈북 선원 강제 북송에 항의하는 농성용으로 친 텐트인데, 하루 전인 그제도 철거하려는 구청 측과 탈북민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청 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한 탈북자 1명이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구청 측은 텐트가 도로를 불법 점거했고 통일부도 집회 소음으로 인한 업무 지장을 호소해 철거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단체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합니다.
주위에 있는 민노총 계열 노조와 대통령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쳐 놓은 천막들은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는 겁니다.
[성현모/ '남북함께' 공동대표]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손도 못대면서 우리에게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거죠."
종로구청 측은 "다른 단체의 천막에 대해서도 똑같이 철거 계고장을 보냈다"며, "탈북민 단체가 계고장을 받은 뒤에 추가로 설치한 텐트만 철거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 종로구청 관계자]
"편파적으로 그 사람 하기 위해서라면 뒤에 것(기존 텐트)도 다 (철거) 해 버렸을 텐데. 절대 그런 건 아닙니다."
이중 잣대 논란을 피하려면 천막 설치 단체의 성향이나 주장에 따라 철거의 신속함과 과감성이 달라진다는 불신을 해소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헌
영상편집 :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