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제재 옥죄는데…北노동자, 슬그머니 中 재입국
[뉴스리뷰]
[앵커]
미국이 북한의 외화벌이를 차단하기 위해 해외 송출 노동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국 곳곳에선 대북제재의 구멍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송환됐던 북한 노동자들이 슬그머니 중국으로 재입국하면서 일부 중국 내 북한 식당이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선양에서 차병섭 특파원입니다.
[기자]
5만명에서 최대 8만명에 달했던 중국 내 북한 노동자의 수는 작년 12월 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작년 12월 22일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송환됐던 북한 노동자들이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일하고 있는 사례가 속속 확인됐습니다.
작년 말 잠시 문을 닫았던 베이징 북한 식당들은 새해 들어 영업을 재개했고, 북중 접경 단둥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시외곽 공장 등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선양에서도 북한 종업원들을 고용한 식당들이 조심스럽게 영업 중입니다.
한 소식통은 "귀국했던 북한 노동자들이 공무 여권이나 유학 비자로 체류 신분을 바꿔 다시 나와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말 이후 중국 당국이 편법으로 재입국한 북한 노동자에 대해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북한 사람들을 돌려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편법으로 일하는 경우까지 손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북미협상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북중 정상이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면서 5차례 만나는 등 양국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노동자에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 말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선양에서 연합뉴스 차병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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