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동료지원가’ 설 씨, 지난달 극단적 선택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 "민폐를 끼쳐 미안하다"
실적 부족하면 채용기관이 대신 급여 변제…부담
지난달 동료지원가로 채용된 20대 중증장애인이 "민폐를 끼쳐 미안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중증장애인에게조차 실적을 강요하는 섣부른 정부 정책이 가져온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지적입니다.
김우준 기자입니다.
[기자]
중증 장애인들에게 취업상담을 해주는 동료지원가 설요한 씨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설 씨가 동료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민폐를 끼쳐 미안하다"였습니다.
[고숙희 / 중증뇌병변장애인 : 살아가기 위해 일을 했는데, 결국엔 또 다른 죽음으로 내몰렸다.]
설 씨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정부가 급여로 지원한 돈 가운데 일부를 자신을 채용한 기관이 변제 해야 하는 시스템에 심한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동료지원가들에게 한 달에 취업 의지가 있는 중증 장애인 4명을 직접 발굴하고, 한 명당 5번씩 만나야 하는 할당량을 정했습니다.
[이도훈 / 장애인 동료지원가 : 아침에 일어나서 '실적'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이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료 지원가들도 아마 그런 압박을 받았을 겁니다.]
실제로 김포시의 한 기관에서는 중증장애인 5명 중 3명이나 과중한 노동 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습니다.
[조은별 /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 무리하게 하다 보니까, 장애인 당사자의 장애가 더욱 심해지고, 누워서 컴퓨터를 해야 하는 사람이 (서류를) 쓰다 보니까 목디스크가 심해지고 그래서 그만두신 분들도 있거든요.]
정부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발굴해야 하는 장애인 수를 반 이하로 줄이고, 동료지원가를 도와주는 보조사 지원 등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그러나 실적대로 급여를 계산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이상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 지금과 같은 수당방식, 실적 중심으로 급여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월급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들(중증장애인)의 기준에 맞춰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단체들은 설 씨의 49재를 맞는 오는 22일, 서울역에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대규모 공동투쟁에 나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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