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하던 이란, 왜 여객기 미사일 격추 돌연 인정했나
[뉴스리뷰]
[앵커]
이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을 기체결함 탓이라고 줄곧 강변해왔는데요.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미사일 격추 사실을 인정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김병수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여객기 추락 직후부터 이란의 입장은 분명하고 완강했습니다.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라는 겁니다.
이란 도로 도시개발부 장관은 "격추라면 공중에서 폭발했어야 했지만 불이 먼저 붙은 뒤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폭발했다"며 기체결함을 주장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미사일 격추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란은 '악의적인 심리전'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나는 명백한 증거에 결국 이란은 두 손을 들었습니다.
미국은 추락 여객기가 이란군의 러시아제 토르 지대공 미사일 두 발에 격추된 것이라며 미사일 기종까지 콕 집어서 얘기했습니다.
결정적 단서, 스모킹건은 추락 장면을 담은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입니다.
19초 분량의 영상에는 여객기가 이륙한 뒤 어두운 밤하늘에서 섬광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이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미사일 격추설을 제기하며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사고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을 내기 전에 조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이란은 더 이상 잡아떼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판단해 진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두며 이란을 압박한 것도 퇴로를 열어준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누군가가 다른 쪽에 실수를 했을 수 있습니다. 실수를 했을 수 있습니다."
당장 참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감수해야겠지만 뒤늦게 진실이 드러날 경우 직면하게 될 엄청난 후폭풍은 면했다는 평가입니다.
연합뉴스 김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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