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에 '새우등' 터진 이라크…개혁 동력 희석

2020-01-09 1

美·이란 충돌에 '새우등' 터진 이라크…개혁 동력 희석

[앵커]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두 고래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등이 터진 새우와 같은 신세가 된 나라가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싸움터가 돼 버린 이라크인데요.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중국과 일본이 패권을 다퉜던 구한말 한반도를 보는 듯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시작해 석 달째 이어졌던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

현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탓하며 길거리로 쏟아져나온 이라크인들은 최소 450명이 목숨을 잃는 희생을 치렀습니다.

그 결과 총리를 사퇴시키고 조기총선 성사 직전에 이르는 등 반정부 시위가 성과를 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동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이라크에서 미국과 이란이 충돌하면서 이라크는 두 나라의 군사적 대결의 장이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7일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키르쿠크 기지에 로켓포가 떨어져 미국인 1명이 죽자 미군은 이틀 후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군사시설을 폭격했습니다.

그러자 31일 민병대 지지자들이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했고, 미국은 이달 3일 바그다드를 방문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격으로 전격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닷새만인 8일 새벽 이란이 이라크 미군 주둔기지에 미사일 22발을 퍼부으며 보복 공격에 나섰습니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폭격하자 이라크 당국은 주권 침해라며 이라크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고 항의했지만 허공 속의 외침에 그쳤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군사시설 폭격 때에도 이라크 총리는 반대의견을 표명했지만 일방적으로 무시당했습니다.

미국이나 이란 모두 주권 국가인 이라크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Free Traffic Ex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