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에서 잡혔을 때부터 참고래냐, 밍크고래냐를 두고 화제가 됐었던 고래 사체가 있죠.
오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10m가 넘는 대형 참고래 부검이 진행됐습니다.
그 현장을 이지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제주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입니다.
12.6m 길이에 무게가 12톤에 이르지만, 이제 갓 어미 젖을 뗀 1, 2년생 어린 참고래입니다.
오늘 이 고래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진행됐습니다.
몸통 둘레는 최대 6m. 부검을 위해 등에 올라탄 연구원이 왜소해 보일 정도입니다.
[현장음]
"낚싯줄입니다. 장에서 나왔어요."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해양 쓰레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양오염 때문에 폐사했을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이영란 / 세계자연기금(WWF) 해양보전팀장]
"그물에 걸린 흔적이나 배에 부딪힌 상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었다면 고래 수염에 걸려 있게 됩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도 검사할 예정입니다."
연구진이 의뢰한 혈액과 장기의 샘플 분석결과는 한 달 뒤 나올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몸길이 10m 이상의 대형 고래를 부검한 건 처음입니다.
[김병엽 /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수의학적 질병이라든가 해양 쓰레기 등 다방면에서 중요한 자료로 축적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초 발견 당시 참고래냐, 밍크고래냐를 놓고 논란이 일어 DNA 검사까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식용으로 고가에 팔리는 밍크고래와 달리 보호종인 참고래는 팔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고래의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참고래가 최대 26m까지 자라는 데 비해 밍크고래는 10m를 넘지 않습니다.
지느러미 모양도 다릅니다.
부검 이후 참고래의 살과 장기는 소각되고, 뼈는 제주 민속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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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한익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