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인사로 최측근까지 물갈이 해버리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직을 이끌어가기 쉽지 않겠죠.
그동안 '원칙대로 간다'를 강조했던 윤석열 총장, 이대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어떤 카드를 쓸 수 있을까요.
이동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석열 검찰총장은 오늘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년 다짐회에서 개혁 요구에 직면한 검찰의 현실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올해도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습니다."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대검 내부에선 '물갈이 인사태풍'을 앞두고 고심하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는 문책성 인사가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윤 총장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겁니다.
윤 총장은 우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검찰청법 조항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지키는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조항은 노무현 정부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려고 만들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검찰총장 의견이 반영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선 검사인사규정에 있는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서지현 검사를 부당하게 인사 조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처럼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오늘 새해 첫 일정으로 서울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검찰 간부들에게는 "담담하게 할 일을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이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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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오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