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남북 정부가 낸 내년 달력과 사진첩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청와대가 배포한 달력에는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빠졌는데, 북한이 발간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첩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담긴 겁니다.
유승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와대가 만든 2020년 달력입니다.
12장의 사진이 들어 있는데 절반이 '수소전기버스 탑승식', '부품소재기업 현장방문' 같은 경제 관련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달력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사라졌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평창 올림픽, DMZ 유해발굴 도로 연결 등 남북 이슈로 빼곡히 채웠던 올해 달력과는 대조적입니다.
달력의 문구도 바뀌었습니다.
2019년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여정"이었지만, 내년은 "함께 잘 사는 나라"로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1년 사이 청와대의 우선순위가 '남북관계'에서 '경제'로 바뀐건데 꽉 막힌 지금의 북미, 남북 관계 상황이 반영된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와 정반대입니다.
한 달 전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발행한 '2018년 김정은 최고영도자' 사진첩입니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판문점 군사 분계선을 넘고 평양 공동선언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함께 거닐고 삼지연 연못을 웃으며 산책하는 사진을 넣어 양 정상의 친밀감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도 빼지 않고 실었습니다.
외교를 통한 해결을 원하는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