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로또, 들어보셨나요?
제주 해상에 고래고기 사체가 떠올랐는데, 이렇게 죽은 고래는 고기로 팔면 많게는 수억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래가 어떤 종인지에 따라 한 푼도 못 벌 수 있다는데, 자세한 사정 이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대한 몸집의 고래가 크레인에 끌려 육지로 올라옵니다.
사흘 전 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어민이 발견한 고래 사체입니다.
몸길이가 12.6미터, 세로로 세워놓으면 아파트 4층 높이와 맞먹고, SUV 차량 3대를 줄지어 세워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몸통 둘레는 5.8m, 무게는 12톤에 이릅니다.
[정영순 / 제주 제주시]
"작은 거는 경매장에서 봤는데 이런 건 처음 봤어요. 너무너무 놀랍네."
죽은 지 열흘 이상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불법 포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식용으로 판매가 가능한데, 고래고기는 도매가격이 kg 당 12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식재료입니다.
당초 해경은 이 고래를 밍크고래로 판단하고 거래를 허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밍크고래와 모습이 비슷한 참고래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밍크고래와 달리 참고래는 보호대상이어서 거래가 불가능하고, 폐기 처분을 해야 합니다.
[손호선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오른쪽 수염판의 색깔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선명하게 구분돼 참고래로 추정됩니다."
밍크고래라기엔 너무 크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해경은 결국 유전자 분석을 통해 품종을 가리기로 했습니다.
[김병엽 /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최초로) 해상에서 발견됐을 때는 밍크고래로 추정됐지만, 정확한 종을 알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상황입니다."
대형 고래 사체가 수억 원대에 팔릴 수 있는 밍크고래인지, 폐기해야 할 참고래인지는 이틀 뒤인 27일 가려집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김한익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