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북유럽 순록 목축 사회가 송두리째 위협받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날씨 변화로 삶의 기반인 순록의 먹거리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목동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백 년 넘게 순록을 길러온 핀란드 사미족들은 요즘 말로만 듣던 기후 변화를 실감합니다.
[카후 안젤리(핀란드 사미족) / 순록 목동 : 요즘 다양한 날씨 변화에 놀랍니다. 어제는 영하 28도였다가 오늘은 영상 1도가 되기도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북극의 지구 온난화는 지구촌 다른 곳에 비해 2배 정도 빠르다고 합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핀란드는 최근 150년 사이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온도가 오르면 비가 많이 내리는데, 비가 눈 위에 내려 얼면서 순록이 이끼 같은 먹잇감을 구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순록은 굶어 죽게 되고 새끼를 낳아도 사산하거나 미숙아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사미족의 활동 영역은 북부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는 물론 러시아 서북부까지 이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체 70만 사미족 가운데 약 10% 정도만이 순록의 고기, 가죽, 뿔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티나 사닐라-아이키오 / 핀란드 사미 의회 의장 :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사미족이 삶이 이미 온난화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습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미족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많습니다.]
지난 15일 스페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별다른 대책 없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사미족 사람들의 절망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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