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의 재현...3년 전엔 192시간 이상 / YTN

2019-12-23 6

자유한국당이 최후의 수단으로 내건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은 거대 정당의 일방적인 표결 진행을 막기 위한 '지연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10개월 전에도 국회에서는 필리버스터가 펼쳐졌는데요,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승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3년 전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 든 건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었습니다.

[김광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무제한 토론 첫 발언) :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시작한 무제한 토론.

본회의장 단상 위에 서서 몇 시간씩 발언을 하려다 보니, 책을 들고 나와 주요 부분을 직접 읽기도 했고, 필리버스터 도중 눈물을 흘리고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의원도 있었습니다.

[강기정 /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정갑윤 / 당시 국회 부의장 : 다시 여기서 만나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발언 내용이 주제와 관련이 있다, 아니다 없다 다투면서 본회의장에는 막말과 고성이 오갔기도 했습니다.

[김용남 / 새누리당 의원 : 아니 쓸데없는 얘길 하고 있으니까!]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방해하지 말고! 무슨 버릇이야 그게!]

[원유철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신성한 민의의 전당, 국회 본회의장이 필리버스터의 악용으로 총선을 위한 선거유세장이 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버티려고 정장 대신 운동화가 등장했고, 단상 옆에는 몸을 기댈 발판까지 준비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정의화 / 국회의장(지난 25일) : 신 의원, 내가 여기 발판을 하나 갖다놨는데 이렇게 한 번씩 바꿔주면 허리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 주자였던 당시 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12시간 31분 동안 발언을 해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종걸 /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2016년 3월) : 여러분들이 국회에서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준 필리버스터의 영웅들이십니다. 감사합니다.]

당시 필리버스터는 의원 38명이 참여했고 9일에 걸쳐 192시간이 넘게 마라톤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부각하며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긴 했지만, 말 그대로 지연 전략일 뿐 결과적으로 법안 통과를 막아내진 못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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