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 앞 청계천에는 이렇게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습니다.
서울 강남에도 오늘 큰 트리가 세워졌는데, 이른바 담배 꽁초 트리였습니다.
우현기 기자가 보고 왔습니다.
[리포트]
화물차에 실린 조형물을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조심스레 내려놓습니다.
인도 위에 조형물을 세우곤 이음매를 맞추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서울 강남구 KT&G 서울본사 앞에 담배꽁초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냅니다.
"꽁초트리는 사람들이 거리에 버린 담배 꽁초를 모아 풀로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요. 5미터 높이의 트리를 만드는데 쓰인 담배꽁초, 7만 개가 넘습니다."
트리 재료로 쓰인 담배꽁초 50kg을 자원봉사자들이 모으는데만 한달이 걸렸습니다.
[이제석 / 광고기획자]
"자원봉사자들이 봉지를 들고 나가서 수거해와서 탈탈 털어서 양질의 담배꽁초만 골랐습니다. 그것을 분류해서 햇볕에 말린 다음에…"
꽁초트리를 만든 환경단체 측은 담배필터에 들어간 플라스틱을 줄이라며 정부가 담배제조사에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김현경 /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길거리에 (꽁초를) 버리면 이게 해양으로 가서 미세플라스틱이 돼서 우리가 먹는 생선이나 해산물 등에 다시 우리한테 돌아옵니다."
꽁초 트리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임진환 / 서울 동대문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되게 불쾌감을 주잖아요."
[백나현 / 서울 성동구]
"눈에 보이게 많이 쌓여있으니까 담배 버리는 사람들이 조심을 하지 않을까… "
결국 강남구청이 불법조형물이란 이유로 철거를 요구했고 꽁초 트리는 전시 2시간 만에 해체됐습니다.
KT&G 측은 "담배 필터는 대체제가 없어 다른 외국계 담배회사도 다 쓰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만 500억 원을 폐기물 부담금으로 냈다며 이 돈이 적절히 쓰이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김용균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