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다섯 분의 영웅과 작별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이었고, 딸이었고, 아버지였고, 남편이었고, 누구보다 믿음직한 소방대원이었으며 친구였던, 김종필, 서정용, 이종후, 배혁, 박단비 다섯 분의 이름을 우리 가슴에 단단히 새길 시간이 되었습니다.
10월 31일, 다섯 대원은 어두운 밤, 멀리 바다 건너 우리땅 동쪽 끝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한 치 망설임 없이 임무에 나섰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명감으로,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훈련받고, 동료애로 뭉친 다섯 대원은 신속한 응급처치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웅들은 그날 밤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무사 귀환의 임무를 남겨놓은 채 거친 바다 깊이 잠들고 말았습니다.
저는 오늘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영원히 기리고자 합니다.
또한 언제 겪을지 모를 위험을 안고 묵묵히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들과 함께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자 합니다.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며, 동료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소방 잠수사들, 해군과 해경 대원들의 노고에도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국민들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들에게 국가 그 자체입니다.
국민들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인들은 국가를 대표해 그 믿음에 부응했습니다.
김종필 기장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입니다.
끊임없이 역량을 기르면서 주위 사람들까지 알뜰히 챙기는 듬직한 동료였고, 세 아이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였습니다.
서정용 검사관은 국내 최고의 대형헬기 검사관입니다.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탁월한 선임이었고, 아들과 딸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장이었습니다.
이종후 부기장은 ‘닥터헬기' 조종 경험을 가진 믿음직한 조종사이자, 동료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항공팀 살림꾼'이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둘째 아들을 먼저 잃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너무나 귀한 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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