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얘기 정치부 강지혜 기자와 살펴봅니다.
강 기자.
Q1.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을 밝혀줄 핵심 사안의 윤곽이 나온 거에요. 송병기 울산부시장의 제보를 청와대 행정관이 받았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달라요. 가장 중요한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가 다르죠?
네, 정보를 달라고 한건지 주겠다고 한건지 말이 엇갈립니다.
청와대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를 '제보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송병기 부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먼저 울산 동향을 물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보가 전달된 방법에 대해서도 말이 다른데요, 청와대는 "제보 내용이 SNS로 왔다" "내용이 길었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송 부시장은 "보고서를 작성한 문 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다가 울산시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그러면서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Q1-1.두 사람이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도 또 달라요.
어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내용 기억하실 겁니다.
두 사람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였다고 했는데 송 부시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됐다"고 밝혔습니다.
"가끔씩 친구들과 만난 적이 있고 통화도 한 번씩 하는 사이"라는 설명입니다.
해명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는 "저희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파악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걸 말씀 드린 거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Q2. 또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청와대가 어제 저녁 6시에 자체 조사 결과라며 첩보 전달 과정을 설명했는데, 첩보 제보자가 송 부시장이라는 사실은 쏙 뺐어요. 청와대가 왜 공개하지 않은 거죠?
윤도한 대통령 국민소통수석은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제보자가 누구인지는 본인의 동의 없이 밝혀선 안 된다"면서 "제보자가 누구인지 밝혔다면 불법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보자를 안 밝혔다고 청와대를 비판하는 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것과 똑같다"고 오히려 언론 보도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제보자 공개가 무슨 법을 어기게 된다는건지 궁금해서 한번 물어봤는데요, 명확한 답변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Q3. 송병기 부시장 말로는 그냥 떠도는 얘기를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했다는 거죠? 청와대는 그런 수준의 자료도 경찰에 넘깁니까?
청와대와 송 부시장 설명을 종합하면 '시중에 떠도는 얘기를 정리한 문건'이 첩보 보고서로 만들어져 경찰에 이첩이 된 셈입니다.
여당에서조차 지역사회에 떠도는 소문 정도를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제보자가 여당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인 걸 청와대가 알고 있었을텐데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는 내용을 경찰에 넘긴 게 되기 때문입니다.
첫 제보가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경찰로 가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식으로 첩보를 가공했는지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야할 부분입니다.
Q4. 더불어민주당, 겉으로는 검찰을 압박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죠?
민주당이 특위까지 꾸려가면서 겉으로는 검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 의원은 "청와대가 애초에 제보자 신원을 밝히지 않아 의혹만 더 키웠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의원은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 이후에 제1당도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부 강지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