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축구장 1천7백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최악의 고성·속초 산불, 화재 원인이 논란이었는데, 고압 전선을 관리 못한 한전 책임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한 고압 전선이 끊어지며 불꽃이 사방으로 튑니다.
산불은 불과 하루 만에 축구장 1천7백개 면적인 1,267ha의 산림을 집어 삼켰습니다.
1천3백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액도 752억 원에 이릅니다.
일곱 달이 지난 지금도 주민들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강경모 기자]
"마을 곳곳에는 이처럼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경찰은 한전의 부실한 안전관리 탓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낡은 전선과 부실한 시공 및 관리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산불이 난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한전이 산불 원인을 제공한 해당 전신주를 포함해 일대 전신주 교체 계획을 세우고도 차일피일 미룬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한국전력 관계자]
"전봇대를 새로 세울 지역에 사유지가 있어서 이설 위치를 잡는데 조금 지연된 적은 있었습니다."
경찰은 한전 직원 7명과 유지 관리를 담당하는 시공업체 직원 2명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일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불구속 송치하라니까 저희는 어쩔 수 없는 거죠."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예견됐던 인재임에도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은 봐주기 수사라는 겁니다.
[노장현 / 고성 산불피해 비상대책위원장]
인명사고도 있었고, 이런 재난 상황에서 구속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상당히 분노하게 하는 그런 수사결과였습니다.
한전은 이재민 보상과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향후 피해 보상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김민석
영상편집: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