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을 타고 고속도로로 내려오는 사람들 보이시죠?
홍콩 이공대 시위대들이 들이닥친 경찰을 피해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인 이 대학 안에는 아직도 100여 명이 유서를 쓰고 결사항전을 다지고 있습니다.
자식 걱정에 학교 앞으로 달려온 부모 모습까지 베이징 권오혁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육교 위 청년들이, 밧줄에 매달려 차도로 내려갑니다.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 행렬은 이들을 태우고, 학교를 서둘러 빠져나갑니다.
경찰이 포위망을 좁히자 지하 맨홀로 탈출하려는 이들까지 생겼습니다.
[알란 / 고등학생 시위대]
"'천안문 사태’때처럼 모든 사람을 다 죽일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 두려워했습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체포 작전으로, 이공대에서 시위를 벌이던 4백여명이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18살이 안 된 어린 학생 2백여명은 일단 집에 보냈지만, 엄한 처벌을 예고했습니다.
[캐리 람 / 홍콩 행정장관]
"미성년자에 대한 즉각적인 체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추후 수사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강경파 일부는 학교에 남아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에 저항했습니다.
그러나, 추위와 배고픔에 지치고, 부상당한 상당수는 투항했습니다.
[시위 참가 여성]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부모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학교 앞으로 달려와, 자녀와 경찰을 향해 호소했습니다.
[시위대 A 학부모]
"딸아 얼른 돌아오렴!”
[시위대 B 학부모]
"넌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란다. 힘내고 스스로 잘 챙겨야 한다.”
남은 시위대 규모가 줄면서 홍콩 이공대 시위 사태는,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홍콩 청년들 사이에는 절망과 패배감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권오혁입니다.
hyuk@donga.com
영상취재 위보여우(VJ)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