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군 민통선 안에 있는 하천입니다.
하천이 붉은 핏물로 변했죠.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문에 살처분한 돼지 사체에서 나온 피가 하천을 이렇게 오염시킨 겁니다.
매립지도 충분히 없는데 살처분부터 해버린게 원인이었습니다.
먼저 이지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하천이 붉은 핏빛으로 변했습니다.
임진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입니다.
하천 옆 군부대엔 돼지 사체가 아파트 2층 높이로 수북이 쌓였고, 일부는 트럭에 실린 채 방치돼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한 돼지 사체들입니다.
그런데 지난 10일 경기북부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돼지 사체에서 나온 피가 빗물과 함께 유출됐습니다.
[이지운 기자]
"민통선 내 돼지 매몰지로 통하는 초소 입구입니다. 1.5km 정도 떨어져 있는데도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데요, 악취 때문에 숨을 쉬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최일권 / 인근 주민]
"어제 핏물이 엄청 내려왔어요. 도로에도 핏물이고. 냄새가 어느 정도인지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어지러워서 일을 못할 정도니까."
[인근 주민]
"어느날 아침에 갑자기 저렇게 묻어놓고, 다 못 묻으니까 (공무원이)하는 소리가 땅 좀 달라, 묻게. 냄새나고 핏물 내려가는 건 어떻게 하라고…"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자 경기 연천군은 지난달 21일 관내 돼지 15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돼지 사체를 고온으로 소각하는 렌더링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처분을 서두르라는 방역당국의 지시에 소각장 수용량을 넘는 4만 7천 마리에 대해선 매몰 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연천군청 관계자]
"정부에서도 렌더링(소각)을 권장하죠. 신속하게 살처분을 하기 위해 (매몰)한 거고요.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몰리다 보니까…"
방역당국은 돼지 사체 매몰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매립지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살처분 속도전을 벌여, 환경을 파괴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