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선원 2명에 대한 강제 추방은 007 영화처럼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판문점까지 안대를 쓰고 이동했고 군사분계선에서 안대를 벗고나서야 추방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을 최선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정부는 지난 2일 NLL 해상에서 북한 선원 2명의 신병을 확보했고 서울로 옮겨 합동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6일 밤 갑자기 추방 결정을 내렸고, 다음 날 이들을 포박해 차에 태우고 판문점으로 향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게 안대를 씌웠고 자해를 막기 위해 재갈도 준비했습니다.
또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특공대 차량도 함께 이동했습니다.
선원 2명은 1명씩 차례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한군에게 인계됐습니다.
먼저 추방된 오씨는 안대를 벗은 뒤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때까지 추방 사실을 전혀 몰랐다가 맞은편에 북한군 3명이 기다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인계된 김 씨는 모든 걸 체념한 듯 허탈하게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제 추방은 007 영화처럼 은밀하면서도 전격적으로 이뤄졌지만 살해 증거 확보 과정은 어설프기만 합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지난 7일)
"저희가 SI (특수)정보로 그런 (살해 도주) 상황을 확인을 했고"
[이혜훈 / 국회 정보위원장 (지난 7일)
"선박은 동해항으로 예인하고 검역하고 방역한 후에 해군1함대사로 이동해놓고요."
통신 감청으로 살해 용의자인 것을 알았다면서도 정작 유일한 증거인 선박은 현장에서 바로 소독을 한 겁니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정부가 살인 사실은 알았지만 해당 선박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은 당시에 몰랐다고 전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선입니다.
최선 기자 beste@donga.com
영상편집: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