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 앞인데 '샤프 논란'...수험생 울상 / YTN

2019-11-07 20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샤프 하나로 수험생들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수능 샤프'는 개인 샤프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2006학년도 수능부터 시험 당일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는 샤프인데요.

13년 동안 전국의 수능 고사장에 샤프를 제공해온 회사가 돌연 납품 중단 소식을 알린 겁니다.

그동안 기존의 수능 샤프로 예행연습을 했던 수험생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겠죠.

수능 샤프는 지난 13년 동안 기존 업체 한 곳에서 제작된 샤프만 제공됐습니다.

중간에 딱 한 번, 2010년에 치러진 2011년도 수능 때만 다른 업체로 바뀐 적이 있었는데요.

조금만 힘을 줘도 샤프심이 부러지는 등 '불량 논란'에 휩싸이며 수험생들의 공분을 샀죠.

결국, 1년 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는 당시 평가원이 입찰 규정을 어기고, 질 낮은 중국산 샤프심을 구매한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진유조 / 당시 감사원 사회문화국 4과장(지난 2011년) : 품질이 낮은 샤프펜슬과 시험문제지를 제공했기 때문에 시험 응시생들의 불편을 초래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올해 수능 샤프는 어떤 샤프가 될까요?

평가원은 보안 사항이라며, 관련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새로운 수능 샤프 제품명을 공개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청원자는 수능 샤프로 학생들이 상당히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학생들이 수능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원에게도 샤프 종류를 밝힐 수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평가원 관계자는 YTN과의 통화에서 제품 종류가 사전에 알려지면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해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이번 수능 샤프가 일본산이기 때문에 불매운동 여론을 인식해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수능 샤프가 뭐길래 야단이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 년 중 단 하루의 기회인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겠죠.

공정성의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두 번 다시 '불량 샤프' 논란은 없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방해받지 않고 시험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꼼꼼한 품질 확인과 검수가 필요해 보입니다.

차정윤 [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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