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주거난, '노오력' 말고 해결책은?

2019-11-04 1

“한 달 아르바이트 열심히 해도 집세 나가면 끝이에요. 60만 원을 번다고 쳐도 40~50만 원은 집세로 나가니까 컵라면, 주먹밥 밖에 못 먹거든요.”

‘쪽방 살이’에 아르바이트비 80~90%를 월세로 소비해야 하는 요즘 서울 대학생들을 보면 ‘주거 빈곤층’을 넘어 ‘주거 난민’으로 표현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CBS 노컷뉴스는 청년 주거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울 공공기숙사’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알아봤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서대문구, 해비타트, 포스코 건설이 함께 건립해 2014년 4월 개관한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꿈꾸는 다락방’이다.

홍제동 1호점과 천연동 2호점을 합쳐 총 60명의 학생이 거주 가능한 곳으로 보증금 100만 원에 월 임대료는 2인실은 5만 원, 1인실은 10만 원이다.

서대문구 관내 대학 재학생에 한해 최장 4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다만 입주한 학생은 지역 사회와 상생을 위해 인근 지역 저소득층 중·고교생에 대한 학습 멘토링을 수행해야 한다.

1년째 거주 중인 대학교 3학년 정예찬 양은 꿈꾸는 다락방 생활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월 10만 원이면 집세 문제가 해결되는데다가 등교 시간도 2시간 정도 절약돼 삶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2011년부터 조성되어 현재 5곳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성동구의 ‘해피하우스’이다.

이곳은 도선동 일대의 폐허가 된 빈집 등을 성동구청이 리모델링한 뒤 공공근로 관리인을 지원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5만 원으로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고 각종 공과금 걱정도 없이 지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2014년에 문을 연 서대문구 홍제동 ‘행복연합기숙사’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과 교육부, 국토부가 함께 기숙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한 곳이다.

서울시 34개 대학교 516명의 학생들이 월 18만~24만 원의 비용으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공공기숙사 건립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사학진흥재단 박갑식 기금사업본부장은 “서울에 대학이 밀집된 동부권, 신촌 일대는 국유지가 많지 않아 부지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혹시 부지가 있다고 해도 지역주민 반대가 심하다.

주민들이 동네에 대학생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 유흥업소가 많이 생기고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박갑식 본부장은 "그러나 홍제동 행복연합기숙사를 보면 주민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은 “대학생 임대주택 사업에 중앙정부가 정책 우선순위에 충분히 배려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중앙정부 입장은 청년들 스스로 '노오력'을 통해 주거문제를 해결하라는 입장"이라고 문석진 구청장은 지적했다.

문 구청장은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놓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청년 주거난에 대한 중앙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청년 주거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민달팽이유니온' 정남진 사무처장은 "지역 내 공가나 노후주택 등 '재고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이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남진 사무처장은 "이를 위해서도 중앙정부가 청년 주거난 해결을 위한 지자체 노력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