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조작 혐의로 물의를 일으켜 프로 농구계를 떠난 강동희 전 감독이 "저를 아껴주셨던 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다시한번 고개를 숙였다.
승부 조작 사태 이후 첫 공식 석상 자리에서 선 강 전 감독은 진심어른 사죄의 말을 전했다. "교육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죄를 갚아 나가겠다"며 향후 활동계획도 밝혔다.
28일 강 전 감독은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스포츠 부정방지 교육에 특별 강사로 나섰다. 프로스포츠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강 전 감독은 프로야구 kt위즈 구단 선수들을 상대로 강의를 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강 전 감독이 대중앞에서 '부정방지' 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래선지 강 전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관심이 아직까지 부담스러워 보였다.
강 전 감독에게 승부 조작은 정말 씻고 싶은 기억이다. 그는 "5년 전 일은 돌이키기도 싶지 않을 정도로 악몽 같은 순간이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승부 조작 유혹에 빠지기 쉬운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강 전 감독은 "선수들은 운동에만 매진해왔기 때문에 사회경험이 부족하다. 그러기 때문에 사회에서 접한 사람들이 접근했을 때 쉽게 빠져든다"며 "그런 제의를 의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친 강 전 감독은 "(kt)선수들에게 다시는 저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교육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이 제가 걸은 길을 다시 걷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강의에 나서게 됐다"며 "제가 저지른 일이 다시금 세간에 관심을 받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지만 다시 한 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강사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강 전 감독은 지난 2011년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승부 조작을 일으켰다. 브로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그는 네 차례에 걸쳐 4700만원을 받고 주전 대신 후보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 조작에 직접 가담했다.
선수 시절 '컴퓨터 가드'라는 칭호를 듣고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던 강 전 감독의 승부 조작은 농구계를 넘어 프로스포츠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승부 조작의 여파로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의 실형을 선고 받은 강 전 감독은 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 영구 제명되는 아픔까지 겪었다.
강 전 감독의 강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제가 필요하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얘기를 해주겠다"면서 "앞으로의 활동은 프로스포츠협회와 얘기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