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에 억대의 고급외제차를 몰며 고속도로와 터널에서 위험천만한 폭주 레이싱을 즐긴 동호회 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고급외제차를 몰며 고속도로에서 상습적으로 레이싱 경주를 벌이고 속도제한장치까지 조작한 혐의(도로교통법위반)로 동호회 회원 73명을 붙잡았고 이들 중 상습적으로 레이싱을 즐긴 박모(38)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박 씨 등 5명은 동호회를 조직해 지난해 5월부터 올 5월까지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터널 4km 구간에서 상습적으로 폭주 레이싱을 주도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동호회 회원들을 조수석에 태우고 롤링레이싱 기술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으며 공업사 직원 이모(45) 씨 등에게 차량 당 300만원을 주고 속도제한장치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롤링레이싱이란 3~5명의 차량이 그룹을 지어 일정구간까지는 같은 속도로 운행하다 특정 지점에서 급가속을 해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이들은 경주에 참여하는 레이싱차량과 이를 관전하고 중계하는 관전차량으로 구분 지어 활동하는 등 광란의 질주를 이어갔다.
이들이 벌인 광란의 질주는 수차례의 대형교통사고를 내기도 했는데 지난 5월 17일 새벽 2시쯤 박 씨는 사패산터널에서 박모(36) 씨 등 2명과 롤링레이싱을 즐기다 속도를 못 이기고 중심을 잃어 터널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이들은 자신들의 과실로 사고가 났음에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사고로 위장 했다가 적발돼 사기죄로 추가 입건됐다.
이번에 적발된 동호회 회원들은 의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대부분이었고 차량 역시 1억 원 이상의 고급외제차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대화를 주고받고 심야시간에 비밀리에 모여 레이싱을 즐겼으며 교통사고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도 지속적으로 레이싱을 즐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계자는 "일반 운전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 중 상습적으로 레이싱을 즐겨온 사람들의 차량 10대를 몰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