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그 겨울' 김태우 "계속 긴장하는 배우 될게요"

2019-11-04 8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가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지난 3일 종영했다. '그 겨울'은 노희경 작가·김규태 감독 두 사람이 만든 작품. 노 작가 특유의 인간 내면을 끌어내는 대사와 김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그 겨울'을 2013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반열에 올려놨다.

물론 노희경·김규태 콤비의 저력도 있었지만, 조인성·송혜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녀배우들이 총출동, 극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는데 일조했다.

'그 겨울'은 대본과 연출, 배우 삼박자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작품이다. 조인성과 송혜교, 두 배우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극 전개에 중요한 '롤'을 맡은 배우들의 호연도 힘을 보탰다. 특히 조무철 역의 김태우는 '그 겨울'을 통해 한층 더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주연들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최근 김태우를 목동 CBS에서 만났다. 종영 전에 만난 그에게서는 여전히 무철이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1시간 남짓 인터뷰를 통해 본 그의 모습은 너무도 순수하고, 유쾌했다. 김태우는 반(半)사전 제작 드라마인 '그 겨울'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했다.



-'그 겨울'은 반사전 제작 드라마다.

▲ 거의 완벽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전 제작이 안 된다면 반사전 제작만큼 완전한 시스템이 없다. 밤샘 없이 촬영했다.(웃음)

-촬영을 모두 마친 걸로 아는데 근황을 전해달라.

▲ 아직 추가 촬영이 남아있다. 실질적인 촬영은 지난해 11월에 들어갔다. 특별출연이라고 들었지만, 16부까지 모두 출연한다.(웃음) 하지만 결국엔 죽는다.(웃음)

-조무철은 어떤 인물인가.

▲ 무철은 청부살해업자고 클럽의 사장이다. 악역이라 연기하기 어렵지 않냐는 말도 들었지만, 사실 모든 연기는 어렵다.

-원작은 일본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다. 원작을 참고했나.

▲ 따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노희경 작가님이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줬다.

-노 작가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됐다.

▲ 15년 전에 '거짓말'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때도 너무 좋은 작품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배우들에게 정말 좋은 작가다. 역할 하나하나에 당위성을 부여해 줘서 연기하기 편하다. 무엇보다 대본도 일찍 준다.

-무철의 말투가 특이했는데.

▲ 연기한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나왔다.(웃음) 상황에 따라 바뀐다. 정형화된 캐릭터를 두고 연기하지 않는다.

-'그 겨울' 열풍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나는 당연히 모른다.(웃음) 감독님이 연출을 잘하고, 작가님이 글을 잘 쓰고, 주연배우들이 열심히 연기하고, 좋은 시스템에서 여유 있게 만드는 것이 '그 겨울'의 장점이라고 본다. '그 겨울'의 결과가 안 좋더라도 팀원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사랑했을 거다. 연기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후배 배우 조인성, 김범과 자주 촬영을 했다. 이들의 장점은 뭔가.

▲ 매우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 사람 됨됨이나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선배로서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후배들이다. 그런 이유에서 시청자들이 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거 같다. 그런 자세만 바뀌지 않는다면, 이들의 발전은 무궁무진할 거 같다. 현장에 가면 기분 좋다. 마음 같아서는 (송)혜교나 (정)은지랑 촬영했으면 했다.(웃음)

-1996년에 데뷔해서 벌써 17년 차 배우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계속 긴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 대본 봐도 설레고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 하고 싶어서 배우를 시작한 거다.

-남은 2013년 계획이 어떻게 되나.

▲ 앞으로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쉬지 않고 연기할 계획이다. 가을에 '광장'이라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