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 - 발길 돌린 개성공단..."천안함 연평도 때와 차원 달라"

2019-11-04 0

3일 오전 11시 20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오전 내내 북한 당국의 출경 허가 소식을 기다리던 개성공단 근로자 170여명은 결국 불허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날 남북출입사무소에는 최근 한껏 경색된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아침부터 개성공단에 들어가려고 대기하던 우리측 근로자 179명과 차량 153대는 혹시나 했던 기대감을 접고 허탈해하며 속속 사무소를 빠져나갔다.

특히 북한 당국이 남측으로의 입경만 허용하고 개성공단로의 출경을 기약없이 불허한 것에 대해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성공단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는 천 모(41·여)씨는 "회사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어떻게 손 쓸 수도 없고 무작정 기다려야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운전기사 현 모(45)씨도 "차량 한 대에 2억원어치 제품을 싣고 나오는데 그게 묶이니 손해가 막심하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해마다 이러니 정말 큰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IMG1]개성공단 근로자들은 특히 전쟁 위협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7년째 운전일을 하고 있는 어 모(35)씨는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태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심각하게 전쟁 분위기가 고조돼 불안하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군 통신선 폐쇄 이후 매일 오전 8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유선 전화로 출입경 승인을 통보해왔다.

하지만 나흘 전인 지난달 30일 개성공단 폐쇄를 예고하면서 분위기는 돌변했다. 이날 출경이 불허된 근로자 179명과 차량 153대는 그 이후인 지난 2일 신청서를 제출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날 출경 불허에 이어, 본격적인 통행 차단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측 근로자와 관계자 858명과 외국인 근로자 7명이 머물고 있다.

일단 북한이 남측으로의 입경은 허용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들의 신변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원래는 이날 오전 11시 50분 우리측 근로자 2명과 차량 98대가 입경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승용차 2대와 트럭 1대에 탄 운전자 3명만이 입경했다.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30분 간격씩 7차례로 예정된 입경 시간에 얼마나 많은 근로자들이 돌아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