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 - '화재 무방비 도심 인사동', 종합대책 서둘러야

2019-11-04 0

지난 17일 저녁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식당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건물 6개 동 23개의 점포가 불에 탔다.

수십 년 간 인사동에서 손님들에게 사랑을 받아오던 육미식당 및 인근 점포들은 화재 약 두 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했다.

30년에서 50년 가까이 되는 목조건물과 불을 사용하는 식당이 밀집됐던 이곳은 예전부터 화재에 노출돼 있었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

오래된 소규모 식당이 모여 있다 보니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은 소화기뿐,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시스템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재지역 근처의 한 식당 주인은 "최근 가게에 돈을 많이 들여 벽돌 건축물로 리모델링을 했지만, 주변 가게 주인들은 리모델링 없이 그냥 장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가 재개발 구역이고, 대부분이 세입자기 때문에 소방시설을 갖춘 리모델링을 꺼린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화재 지역 인근엔 70여 개가 넘는 식당이 밀집돼 있었지만 화재경계지구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화재경계지구는 화재 발생 우려가 크거나 화재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묶어 관리하는 것으로 지정되면 소방안전교육이나 화재안전 훈련 등으로 평소 대비하게 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화재 당시 대응이 빨랐음을 강조하면서도 인사동 식당 밀집지역이 화재경계구역에 포함되지 않은데 대해선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이영주 교수는 "목조건물의 경우 불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건물을 방염처리 하고 가게에 쓰는 집기들을 불연화해서 화재 발생 시 확산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 설치뿐만 아니라, 화재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은 전선의 지중화, 그리고 LPG 대신 도시가스 등을 사용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획/제작 : 박기묵 방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