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37)씨에 대한 경찰의 현장 검증이 3일 실시됐다.
경찰은 최 씨와 함께, 이날 오후 2시 아들을 살해한 창원시 진해구 한 공원에서 시신을 유기한 주남저수지까지 이동하면서 2시간 가량 현장검증을 벌였다.
검은 색 바지, 초록색 후드 점퍼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최 씨는 담담히 범행을 재연했다.
경찰은 최 씨가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최 씨는 당초 가정불화로 가출한 뒤 아들이 아빠가 보고 싶다고 보채자 화가나 우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 씨는 지난 25일 오후 4시쯤 진해구 한 공원 공중화장실에서 아들의 뺨과 얼굴을 무참히 때린 뒤 인근 숲길로 데리고 가 살해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런 다음 시신을 미리 준비한 가방에 담아 지인의 승용차 트렁크에 싣는 모습을 담담하게 재연했다. 최 씨는 이어 시신을 유기한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주남저수지에 도착하자 최 씨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경찰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최 씨는 주남저수지 서문에서 지인에게 "옷가지 등 재활용품을 버리고 오겠다"며 차에서 내린 뒤 가방 안에 아들의 시신과 함께 큰 돌덩이 2개를 넣어 강물에 버렸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가방의 부피가 작아 돌멩이가 들어가지 않자, 아들의 외투와 바지 등 겉옷을 벗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외투 안에 겉옷을 숨긴 채 지인의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아들의 겉옷은 진해 한 마트 인근 의류수거함에 버리는 것으로 현장 검증은 끝이 났다.
최 씨는 경찰이 범행 과정 등을 묻는 질문에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이날 현장 검증에서는 취재진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이 몰려 나와 따가운 시선으로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최 씨의 범행을 지켜 본 주민들은 "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부모될 자격이 없다"는 등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 씨는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을 일관하다 "할 말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