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고장으로 멈춰선 부산 도시철도 열차를 견인하러 갔던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암흑 속에서 공포에 떨었던 승객들은 2차 사고로 인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행 3038호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선 것은 22일 오전 8시 15분쯤.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물만골역을 약 200m 앞둔 터널 안에서 멈춰섰고, 객실안은 온통 암측 천지로 변해버렸다.
일부 객실은 방송 기기마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사고 발생이 한참 지난 후에야 기관사가 직접 객실을 다니며 승객들에게 고장 사실을 전했다.
대학생인 김 모(27)씨는 "객실 내 전등불이 나간 뒤 승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있었다"며 "안내방송이 없어 불안했는데, 몇 분 뒤 기관사가 직접 객실을 다니며 고장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열차 운전실 배전반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기관사가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고, 연기에 놀란 승객들이 객실을 이동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불안감 속에서도 안정을 잃지 않고 있던 승객들의 구조에 대한 기대감은 어이 없는 사고로 이어졌다.
오전 8시 25분쯤 사고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달려온 열차(3040호)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앞서 있던 열차를 들이 받은 것이다.
맨 뒷칸에 타고 있었다는 승객 최 모(57)씨는 "열차 불빛이 보여 '이제는 살았구나' 했는데, 열차 속도가 너무 빨라 나도 모르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손을 내 저었다"며 "'쾅''쾅' 두 번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포는 현실이 됐고, 열차 충격에 중심을 잃은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구는 등 객실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승객 이선자(49.여)씨는 "충격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전부다 넘어졌다"며 "학생들은 울면서 전화를 했고, 나도 집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이 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