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게 장기 피랍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MT GEMINI)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이 지난 1일 오후 소말리아 해변에서 석방됐다. 피랍 1년 8개월 만이다.
이번에 풀려난 선원들은 박현열 선장(57)과 이건일, 김형언, 이상훈 선원 등 4명이다.
이들은 청해부대 링스헬기로 구조됐으며, 현재 청해부대의 군함인 강감찬 함에 승선해 3일 오전 인근 국가의 안전 지역으로 이동했다.
박현열 선장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여기까지 오셔서 저희들을 반겨주신 강감찬함 전 승무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피랍 선원들은 "해적에 납치돼 있는 동안 우리에 갇혀 짐승처럼 지냈다"면서 "벌레가 떠다니는 빗물을 속옷으로 걸러가며 마셔야했다"며 끔찍했던 피랍 당시 생활을 증언했다.
이들은 1차 건강검진 결과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랫동안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 있었던만큼 피부병은 물론 협박에 시달려 적지 않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 선원들은 이르면 오는 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고향인 부산과 경남으로 갈 예정이다.
우리나라 선원 4명 등 모두 25명을 태운 싱가포르 선적의 제미니호는 지난해 4월 케냐 몸바사항 남동쪽 310㎞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국제상공회의소(ICC)의 해사분야 전문조직인 국제해사국(IMB : International Maritime Bureau)에 따르면, 제미니호 선원들의 석방으로 소말리아에는 현재 9척의 선박과 선원 150명이 인질로 붙잡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