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강민정 기자
사랑과 감동의 불꽃물결이 가을 밤하늘을 눈부시게 수놓았다.
'사랑(LOVE)'을 주제로 한 제8회 부산세계불꽃축제의 '멀티불꽃쇼'가 28일 오후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서 110여만(부산시 추산)명의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
또 광안리 해변 이외에도 불꽃쇼가 관람 가능한 황령산, 해운대 동백섬, 마린시티, 이기대 등에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 사상최대 규모인 200여만 관객이 불꽃쇼를 지켜보았다.
이날 낮부터 광안리 백사장에는 분주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관객들을 불꽃축제를 보다 좋은 자리에서 보기위해 앞다퉈 백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며 축제의 시작을 기다렸다.
여자친구와 불꽃쇼를 보러왔다는 김동훈(28) 씨는 "전날 너무 비가 많이 와서 밤에 잠깐 불꽃쇼만 보겠구나 아쉬워했다"며 "하지만 하루 미뤄져 낮부터 각종 공연도 보며 해변데이트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웃음 지었다.
이른 시간부터 광안리를 찾은 시민들은 불꽃쇼에 앞서 펼쳐지는 거리 퍼레이드와 브라질리언 타악 공연, 힙합 비보이 댄스, 팝페라 공연 등을 관람하며 점차 축제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메인 축제의 시작을 앞두고 예고불꽃이 쏘아 올려지고, 부산 출신의 인기 방송인 이경규 씨가 사회를 맡은 식전공연 행사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 날 결혼을 한 달 앞둔 한 쌍의 예비부부의 공개청혼과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한 10년차 부부의 애틋한 사랑 고백이 백만 관중 앞에서 소개돼 감동을 더했다.
오후 8시 허남식 시장의 개막선언과 함께 해변에 몰린 100여만 관객은 한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바다 위 8개의 바지선은 오색찬란한 대형 불꽃을 쏘아 올렸다.
이날 불꽃쇼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통해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8만 발의 불꽃으로 담아냈다.
소년의 꿈이 스며든 해운대를 담아낸 불꽃쇼의 1막은 애니메이션 영화 '벼랑위의 포뇨' OST에 맞춰 빨간색, 노란색 불꽃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밤하늘을 수놓았다.
노브레인의 경쾌한 노래 '넌 내게 반했어'로 시작된 2막은 빨간 하트 모양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아 가족사랑이 영그는 자갈치 시장을 그려내며 관람객들을 황홀경으로 인도했다.
이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대표적인 응원가인 '부산 갈매기'가 흘러나오자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웠다.
아빠의 사랑을 담아낸 사직야구장을 연출한 3막에는 울랄라 세션의 '스윙 베이비' 노래와 함께 야구·토끼·꽃 등을 형상화한 불꽃이 쏘아올려져 시민들은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꺼내들고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연인의 사랑을 표현한 불꽃축제의 하이라이트 4·5막에는 지난해 비로 인해 듬성듬성 끊어진 채 연출된 '광안대교 나이아가라 폭포'가 올해는 폭포수처럼 불꽃을 바다로 쏟아내는 장관을 연출했다. 또 불새 7마리가 해변에 등장해 마치 연인이 대화를 나누듯 밤하늘을 눈부신 불꽃으로 수놓았다.
피날레에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팝송에 맞춰 하나둘씩 터지던 금빛 불꽃이 어둠이 깔린 밤하늘의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가득 채웠다.
하지만 불꽃축제가 끝나자 마자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는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부산시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공무원 2천400여명, 자원봉사자와 사설경호인력 900여명, 경찰과 소방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방파제, 지하철역 등에 배치했다.
또한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도시철도를 232회 증편하고, 운행간격도 4분대 안팎으로 단축했고 도시철도 2호선 수영역의 막차시간을 당초 오후 11시 40분에서 0시 5분으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