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 - "어미 새" 김시진, "어린 투수들이 눈에 밟혀"

2019-11-04 0

지난 17일 시즌 중 갑작스럽게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김시진 전 넥센 감독(54). 하지만 여전히 구단에 대한 섭섭함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더 큰 듯했다. 영락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김시진 감독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4년 동안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심경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감독의 인터뷰 첫 마디는 "미안하다"였다. "넥센 팬들과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오랫동안 같이 생활했는데 팀의 중심 잡아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3년 계약의 첫 시즌이 가기도 전의 중도하차, 그것도 불명예 퇴진이다. 김감독은 구단의 결정에 대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며 달관한 듯한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도 "나를 믿고 4년을 기다려준 팬과 구단에 보답하지 못한 게 자존심이 상하고 많이 아쉽다"고 털어놓는 대목에서는 진한 회한의 심경이 묻어났다.

▲"젊은 선수들 성장해 팀 향상되면 후회는 없을 것"

하지만 가장 간절하게 마음이 쓰이는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선수들이다. 특히 둥지를 떠난 새끼를 바라보는 어미새의 모습마냥 어린 제자들을 걱정했다. 김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눈에 다 밟히지만 젊은 우리 영건들이 많이 밟힌다"고 했다.

바로 강윤구(22), 김영민(25), 장효훈(25) 등 젊은 투수들이다. 김감독은 시즌 중 어려운 고비에서도 이들 젊은 투수들에게 선발 기회를 꾸준하게 보장했다. 하지만 강윤구는 3승6패, 김영민이 5승8패, 장효훈이 6패에 그쳤고, 상승세를 달리던 넥센의 성적도 곤두박질했다. 어떻게 보면 김감독 경질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김감독은 "이 선수들을 19번, 20번 선발로 내보내면서 욕도 많이 먹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어봐야 내년, 후년 팀이 향상될 수 있다"며 변함없이 지론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마음 속으로 바라는 건 젊은 투수들이 내가 없더라도 내년 또는 후년에 성공해준다면 지금까지 마음 고생해가면서 들인 공이 헛되지 않았다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넥센 전체 선수들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해임 뒤 선수단 동요를 우려해 아직 선수들과 대면하지 못한 김감독의 제자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다. "감독이 마지막까지 같이 못 가더라도 선수 여러분들은 본분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몸 관리와 노력을 누구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여야 분위기 좋아집니다. 파이팅 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CBS 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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