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각각 국민통합과 민주정부 계승, 변화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나섰다.
김대중기념사업회가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을 평가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먼저 박근혜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의 상징이었지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화합에도 많은 노력을 했고, 동서 지역대립을 국민통합으로 승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지금 우리시대에 꼭 해야하는 과제도 국민 통합"이라며 "저의 이런 생각에 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셨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04년 김 전 대통령을 처음 찾아갔을 때 "김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가장 중요하고 실패하면 다른 것고 성공하지 못한다. 수고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특히 "아버지 시절에 고생하신 것에 대해서 딸로서 사과 드린다고 말씀 드렸을 때 '그런 말을 해줘 고맙다'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는 "지금 국민들이 기다리는 지도자도 준비되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 경험과 식견,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며 자신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했다.
문재인 후보는 영상으로 대신한 축사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절반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의 절반이었다. 대한민국 역사의 절반이었다"고 상찬했다.
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내 몸의 절반을 잃은 기분이'라고 오열했다. 절절한 말씀이었다"며 민주정부의 정통성이 자신에 있음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험난한 시절에 길을 잃지 않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횃불이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따라서 "김 대통령이 남긴 발자국은 제가 따라가려 한다"며 "우리 모두의 앞 발자국인 김대중 대통령이 다나신 뜻을 저 문재인이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 후보는 "1997년 국민이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는 변화"라며 "2012년에도 새로운 변화가 재연되기를 바란다. 낡은 체제를 극복하고 새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지금 상황을 유지해 덕을 보는 기득권의 벽, 네거티브의 벽이 높다"며 "김 대통령도 출마 뒤 온갖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고통을 당하고 투옥과 연금을 당했다"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김 대통령이 굴하지 않았던 것은 역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대통령은 마침내 성공해 평생 꿈꾸었던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아울러 "김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납치살해하려 한 사람까지 용서했다"며 "그 뜻이 이 시대에 필요한 것 아니냐. 대립과 증오, 분노의 정치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12년 전 남북한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김 대통령이 남긴 꿈을 실현할 때가 됐고 제가 앞장서겠다. 햇볕정책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CBS 조근호 기자)